최근 들어 만화관련 행사가 잇따르면서 만화계 인사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가장 바쁜 사람은 바로 이현세 씨다. 아닌 게 아니라 2일(수)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정장차림으로 만날 수 있었던 그는 다음 날 프레스센터에서도 정장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기념사도 해야 하고, 공로상과 공모전 수상자들에게도 시상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식장에 들어서는 승강기에서 여러 지인들과 인사를 건네는 그의 목소리 속에 정장차림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이 비쳐진다. 최근의 잦은 행사참석으로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여전히 옥죄는 넥타이는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식이 시작되고 내빈소개를 받으며 인사를 하는 그는 어느 새 협회장의 임무로 돌아가 있다.
“아무튼 마주치기만 하면 붙잡고 늘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 혼자 잘된 것에 멈추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 초 3년 임기의 협회장직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만화계 전체에 무언가 해야 할 때라 생각되었습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동석한 자리. 하지만 지난 세계만화가대회 때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함께했던 모습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인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 국회의원님들, 앞으로 저랑 마주치지 않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얼굴이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붙잡고 늘어질 테니까요.”
국회의원님들한테 농까지 섞어가며 연설을 하는 그의 정장차림이 이제는 그리 어색해보이지 않는다. 아니, 앞으로 협회장 임기동안은 오히려 더 정장차림이 어울려야 하지 않을까. 만화가 이현세가 아닌 한국만화가협회 이현세 회장으로서 그의 모습에 더욱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