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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만화기사
젊은 베르테르에게 부족한 건 유머감각 - <허니와 클로버>

인 더 만화 수프 | 만화, 타 문화와 만나다 - 첫번째 이야기

글 | 박소현

 
유머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일어나는 짜증의 벽들을 따라서 늘어서 있었다. 농담 뒤에는 차이에 대한, 심지어 실망에 대한 경고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긴장이 완화된 차이였고, 따라서 상대를 학살할 필요 없이 벽을 넘어갈 수 있었다.
- 알랭 드 보통, <나는 왜 너를 사랑 하는가>, p.109
 
약혼자가 있는 롯테를 사랑한 젊은 베르테르는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많은 이들은 베르테르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가 사랑 때문이라고 말한다. “탕탕탕~. 틀렸어, 당신.” 사랑 때문에 죽는다면 나도, 당신도 지금 여기서 이렇게 글이나 읽으며 노닥거릴 틈이 없다. ‘사랑 결사반대’라고 쓴 머리띠라도 두르고 거리로 뛰쳐나가야 한다. 사랑은 무시무시한 범죄로 재판받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두고두고 손가락질 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도 건재하고 사랑은 여전히 달콤한 세레나데를 부른다. 이런! 베르테르 자네, 사랑 때문에 권총을 들이민 것 아니던가?
 
아니다! 사실 베르테르는, ‘너무 진지해서 죽었다.’
 
이건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14년간 감옥에 갇힌 이유 - “넌 너무 말이 많아.” - 보다 뜬금없어 보이지만, 사실이다. 낭만주의 시대를 살아간 괴테와 그의 투영인 베르테르는 사랑과 인생을 두고 웃을 줄 몰랐다. 자신의 이상(욕망)과 현실이 불일치되는 ‘필연적인’ 운명을 차마 견디지 못할 만큼 진지했다. 베르테르가 얼마나 진지한 사람이었는지 그의 말을 들어보자. “인간이 활동하고 탐구하는 힘은 어떤 한계 속에 갇혀 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결과적으로 온갖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며, 욕구란 우리들의 가엾은 생존을 연장시키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없다.” 아, 베르테르 이 친구, 너무 힘줬네 그려~.
 
인생은 원래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방 크기 3평, 부엌 1.5평에 방음은 제로. 지은 지 25년 된 낡은 목조건물에 기거하는 괴상한 미대생들. <허니와 클로버>가 조망하는 캠퍼스는 우리가 상상하던 청춘 그 자체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며칠 뒤 퀭한 몰골에 돈다발을 안고 나타나는 모리다, 깐깐한 안경잡이 마야마, 순진무구한 소심 청년 다케모토, 그리고 초등학생 키에 인형 같은 외모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하구미까지. 이 만화에는 인생은 고통이라며 자신 안으로 침잠해 가거나 꽉 조인 나사볼트처럼 농담 한 마디 거짓말 하나 용납 못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건 - 너무 지루(진지)하니까.
 
이들이 연출하는 캠퍼스 라이프는 SF처럼 상상을 초월하고, 엽기만화처럼 극단적이며, 명랑만화처럼 어이없다. 자작 점프 쇼를 벌이다 줄이 길어 땅에 맨몸으로 헤딩한 모리다는 전신에 깁스를 하고 병원 침대에 눕는다. 영락없는 초등학생 하구미는 ‘클로보클’이라는 일본 신화의 난장이로 강제 분장 당하고 오들오들 떤다. 과격 소녀 야마다는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상대방을 향해 뻥뻥~ 발길질을 해댄다. 매일 매일이 한바탕 축제 같다. 만화는 ‘젊음’의 다른 이름은 ‘해프닝’이라고,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가 아니냐고 온몸으로 부르짖는다. 하하하! 재밌다, 너희들.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더라도, 나의 청춘도 그만큼 빛났지.
 
<허니와 클로버>의 미덕은 괴짜 주인공들을 총집합시켜 현실에서 로켓발사 해버리는 도피성 웃음이 아니라 찐득하니 현실에 달라붙어 있으면서도 웃을 수 있는 고난도 유머감각에 있다. 이들이라고 왜 고민이 없겠는가. 아니 젊기에 더 큰 방황과 슬픔이 시도 때도 없이 툭툭~ 터져 나온다. 졸업이 다가오는데도 여전히 무얼 하고 싶은지 몰라 초조해하던 다케모토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윙윙~ 머릿속에서 울려대는 소리를 피해, 아니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다. 야마다는 몇 년 동안 짝사랑하던 마야마에게 고백했지만 그 역시 다른 사람을 짝사랑한다는, 그러니 자신을 잊으라는 단호한 거절과 대면한다. 불확실한 미래도 주체할 수 없는 사랑도 여기에- 당신과 나의 삶이 그러하듯, 자리하고 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힘, 웃음
몇날 며칠 노숙자처럼 생활하며 무작정 앞으로 달려가는 자전거, 그 위에는 돌보다도 무거운 질문이 얹혀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엿보는 일은 실수로 누이의 목욕장면을 목격할 때처럼 낯 뜨겁지 않다. 항문이 찢어져 “아야, 아야~.” 소리를 내며 울상을 짓는 다케모토의 방황은 어느새 ‘항문과 자전거’ 쯤으로 타이틀이 바뀌었다. 야마다는 근사한 미라로 돌아오는 다케모토를 상상하더니 부들부들 패닉상태에 빠지고, 샘이 난 모리다는 자신도 자아를 찾겠다며 ‘비싼’ 캐나다 행 비행기 표를 들고 난동을 부린다. 시끌벅적한 가운데 조용히, 달리는 경치 뒤로 다케모토의 독백이 흐른다.
 
나는 그동안 두려웠던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내가 어쩌고 싶은지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리고 그래도 가차 없이, 흐르는 나날이.
- 6권
 
미래는 다케모토처럼 불안하고, 사랑은 야마다처럼 눈물겹다. 인생은 모리다처럼 사고의 연속이다. 계속 해보라고? 좋았어! 타인과의 소통은 하구미처럼 두렵고, 운명은 리카처럼 잔혹하다. 삶은 고단하고 여전히 답은 없는데 시간은 폭포처럼 흘러 떨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허니와 클로버>처럼 깨닫는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라는 말은 아름다워.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인생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매번 베르테르처럼 권총을 집어들 수는 없다. 욕망(이상)은 원래 충족될 수 없게 생겨먹었으니까 말이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첨예한 갈등과 깊은 상실, 피가 철철 흐르는 상처는 웃음이라는 연고를 바르고 회복된다.
 
웃음에는 그런 힘이 있다. 넘어져 서럽게 우는 아이 앞에 “까꿍.” 얼굴을 찡그리면 까르르 웃다 눈물을 그친다. “차였다며? 백만 배 더 멋진 여자를 트럭으로 선물하지.” 실연한 남자는 피식 웃으며 친구의 어깨를 툭 친다. 싸우고 난 후의 머쓱한 분위기는 웃음 한 조각과 함께 날아간다. <허니와 클로버>는 일견 웃기게 생겨먹은 인종들의 코믹 버라이어티쇼 같지만, 이들의 인생 역시 우리처럼 거대하고 지난하다. 이들의 눈물도 우리처럼 쓰고 서럽다. <허니와 클로버>의 극단적인 유머감각은 혹독한 삶 앞에 차마 눈 돌리지 않을 수 있는 힘이다. 무게감을 조절하며 삶을 즐기는 테크닉이다. 나와 당신에게도 꼭 필요한 능력.
 
아깝다, 베르테르. 이 만화만 봤어도 그렇게 골로 가진 않았을 텐데.
 
* 우미노 치카, <허니와 클로버>, 2003~, 학산문화사, 8권 발행중
* 알랭 드 보통,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청미래, 2002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2000

인터넷 서점 리브로 코믹몰 담당 yean1005@libro.co.kr 

2005-11-17 0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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