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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작동력에 대한 사례분석 2
만화전문서점 북새통문고 안팎 뒤져 보기
만화전문서점 없이
만화 활성화 없다
 
글│최원진 (한신대학교 컴퓨터학과 4학년), 김원삼 (한신대학교 정보통신학과 4학년)
 
만화책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뜬금 없는 질문 같지만, 사실은 꽤 심각한 질문이다. 막상 만화책을 사려고 하면 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여점은 만화책을 빌려 보는 곳이고, 대형 서점에 만화코너가 마련돼 있지만, 빠진 책이 많다. 만화책을 거래하는 총판이 가까운 데 있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큰 행운이다. 수도권에는 만화총판들이 여러 곳에 있는데, 이곳에는 모든 만화가 신속하게 유통되기 때문에 책을 구입하기에는 좋다. 하지만 이들 총판은 도매상을 주로 상대하는 곳으로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반면 지방에 있는 독자들은 만화책을 구입하려고 해도 온라인이 아니고는 구입할 데가 없다고 한다. 대여점에서 빌려 보고 소장욕구가 생기는 책은 온라인에서 구입한다는 게 빈말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만화책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만화전문서점이란 게 왜 안 될까.
북새통문고 매장. 70여 평의 널찍한 자리에 만화책이 이중 삼중 책장으로 들어차 있다. 무릎 높이의 선반에 신간을 진열해 소비자들 눈에 잘 띄게 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안고 홍익대 앞에 있는 북새통문고에 들렀다. 이곳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양문고와 함께 만화전문서점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명소’이기도 하다. 북새통이 만화전문서점이란 사실은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확인된다. 유명 작품들의 홍보 문구가 문간에 즐비하게 진열돼 손님을 맞고, 70여 평에 이르는 매장은 만화책으로 빼곡하다. 마침 손님이 많은 주말이라 매장 안은 만화팬들로 꽤 북적이고 있다.
가게 안은 출판사별로 만화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없는 만화가 없을 정도로 만화의 종류는 다양하다. 만화 외에 캐릭터상품이나 판타지소설, 잡지 등도 진열되어 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일본의 서점을 직접 방문해 장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신간을 손님들 눈에 잘 띄게 하려고 무릎 높이의 선반 위에 올려 둔 것이 제일 눈에 들어온다. 이런 구조를 갖춘 것은 올 초인데, 인천에서 만화유통업을 하던 박회탁 사장이 지난해 5월 이곳을 인수해 약 7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한 결과이다. 박 사장은 북새통을 만화전문서점을 대표하는 곳으로 키우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초기 투자에 들어간 비용만 6억 7천여 만 원. 예를 들면 입구에 자리 잡은 도서검색대는 일본에도 없는 거라고 한다. 여기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책을 검색하면 서점 어느 지점에 책이 있는지를 알려 주는 것으로 굉장히 편리한 장치이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책에 일일이 위치 장치를 입력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온라인 판매사이트는 지금 한참 구축 중에 있다. 만화전문서점인 북새통은 다른 한편으로는 만화총판이기도 하다.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일대 지역의 도매상들에게 독점적으로 책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우리 만화의 유통구조가 일정 지역을 담당하는 총판체제이기 때문이다. 북새통은 이를 위해 6명의 전담사원(외무사원)을 두고,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결국 북새통은 도매상을 중심으로 한 총판점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서점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만화유통의 단면을 아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만화전문서점으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총판을 겸하고 있고, 다만 전문서점 기능이 극대화돼 있는 것이다. 실제 북새통은 일반 소비자와 도매 매출의 비중이 6:4 정도로 소매 매출이 더 많다. 일 매출액도 400만 원에 달하고,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날에는 1,000만 원을 넘긴다고 한다.
박회탁 사장은  이것이 총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전문서점만을 생각해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총판이어서 출판사와 직거래 유통구조를 터, 유통손실을 최소화하고, 재고관리를 해야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20% 할인된 가격에 만화를 판매해도 마진이 남는다. 평일 50만 명, 주말에는 100만 명 정도의 유동인구를 갖는 홍대 앞의 지리적 장점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럼 총판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
서점 입구에 설치된 도서위치 검색시스템. 찾는 책을 입력하면 책이 있는 위치를 자세하게 알려줘 쉽게 찾을 수 있다. 만화유통구조에서 총판은 만화출판사에 선불금을 지불하고 독점 계약을 맺어, 일정 지역에서 책 공급을 전담하는 역할을 한다. 책의 생산에서 소비구조를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작가→ 출판사 → 총판 → 지방총판 → 외무사원 → 만화방·대여점. 여기서 북새통은 총판과 전문점 기능을 동시에 맡아서 하는 것이다. 인근에 있는 한양문고는 총판 기능은 없이 일반 소비자만 상대하고 있다. 한양문고의 경우 전문서점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고,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돼 있다. 유독 홍대에 우리나라에서 전문서점이라고 할 만한 만화서점이 두 곳이나 몰려 있는 것은 이곳의 지리적 이점과 오랜 전통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곳에 전문서점이 발 디디기 어려운 것은 위에서 밝힌 유통구조 때문이다.
그런데 총판구조는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로 만화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처지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대여점이나 만화가게를 판매의 최종 소비자로 보는 유통구조이기 때문이다. 독자가 만화를 읽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매출감소 시 대처방안이 없으며, 출판사에 의한 계열화 지배로 도매상의 관계가 상하 관계로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고, 비효율적인 재고관리와 불필요한 경비의 증가로 인한 유통 손실이 크다. 
이런 조건 속에서 우리나라에서 만화전문서점이 가능할까. 북새통은 총판이란 배경을 안고 있고, 한양문고는 전문서점으로 일정한 역할을 하며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만화가게를 다년간 운영했으며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주재국 씨. 그는 만화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문화관광부의 만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 속에 만화 ‘전문서점 및 만화 백화점 개설’에 100억 원의 장기 저리 융자가 포함되어 있다. 또 만화 출판사들의 영업방침이 ‘서점 영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무엇보다 만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유통의 변화가 없으면 안 되는데, 그 답은 바로 전문서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에는 만화전문서점으로 망가노모리, 만다라케, 아니메이트, K-BOOKS 등이 있는데, 그 중 망가노모리는 1973년에 천만 엔의 자본으로 설립되었고 84년 신주쿠점부터 시작해 도쿄본점 외에 키치죠우지점, 이케부쿠로점 등 6개의 분점을 두고 있으며 서적, 잡지, CD,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비디오, 서양책, 수입 잡화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광고대리업을 겸하고 있고 미디어회사까지도 설립해 성공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망가노모리를 포함한 일본의 만화전문 서점들은 대부분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내에 점포를 두고 젊은이들의 명소로 관광안내책자에 소개될 정도로 문화공간의 개념을 갖고 있다.
주재국 씨에 의하면 만화전문점은 총판과의 상품 차별화로 오히려 출판사측에서 책을 가지고 찾는, 유통에 있어서 변화를 유도할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만화전문서점의 확대 없이 만화 소비는 절대 활성화될 수 없다는 점이다. 마치 우리 영화의 시장 확대에 멀티플렉스가 미친 영향과 마찬가지로. 때마침 정부에서도 유통회사설립을 유도하는 등 유통 개선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니, 정책적인 뒷받침 속에 만화전문서점을 중심으로 만화시장이 활성화 되는 것은 꿈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05-11-17 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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