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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메이커 김성모의 만화론

산 자여 말하라

 
글│주재국 (만화칼럼니스트 jjk8646@hanmail.net)  사진│JAY’S STUDIO
 
김성모 증후군(Sindrome)
디시인사이드(http://www.dcinside.com)는 네티즌이 관심을 보이는 인물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그 대상은 현재 14명뿐이다. 그 안에 만화가 ‘김성모’가 있다. 또한 그의 이름으로 검색되는 분량은 다른 작가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 만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주요 이슈 작가임을 알게 한다. 그 관심이 어떤 시각이든 특정인에 대한 유별난 관심은 ‘신드롬’에 가깝다. 그러나 관심에 수반되는 평가는 섣부른 감이 있다. 일방적 평가가 난무하는 지금, 그가 말하는 김성모, 이 이름이 우리 만화에 던지는 의문을 들어 봤다.
 
 
공장만화의 아이콘 김성모
 
그에 대한 화제의 배경은 작품 활동, 그리고 그의 사고방식에 기인한 바 ‘공장만화가의 아이콘’이 됐다. 근거 자료로 작품을 정리해 봤다.
 
 
   기간   1999.9~2005.5 (68개월) 
   대상   본인 명의로 발표한 단행본(시리즈는 한 종으로 분류)
   제외   만화방 시리즈 극화/본인 스토리의 타 작가 명 발표 제외
   종/권  46종/853권 (월/12.5권, 최고 2003년 6월 23권)
 

최근 화제가 된 <사이보그 009>의 작가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전집 500권 발간 예고도 평생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대본소용 극화가 있는 우리 만화에서 1년 500권 정도의 기록은 흔하므로, 다작만으로 상징이 됐다고 하기엔 미흡하다. 따라서 다른 요인, 예를 들어 독자들이 그의 작품으로 즐기는 ‘도장 찾기’(그려둔 인물이나 배경을 복사해서 붙이는 ‘미칠 듯한 스피드’의 제작방식 중 하나)와 같은 관심이 추가될 수 있다. 사실 이 방식의 전통 수법은 배경 없이 얼굴만 그리는 ‘대갈치기’나 망가에서 출발한 ‘스크린 톤’ 기법은 물론 창작의 분업 시스템까지 순수창작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 부분도 그만의 독점 수법이 아니므로 다른 무엇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만화연출과 대사’이다. 한 예로 연속 공격 장면인 ‘33단 콤보’의 경우 보통 몇 컷으로 표현하지만 그는 실제로 33컷을 그린다. <붉은 매> 컷이 ‘매트릭스’식 구분동작 연출이라면, 그의 ‘다큐멘터리’식 무삭제 연출은 이를 빗댄 <럭키 짱> 애니메이션 소식까지 낳는다. 물론 만화책을 빨리 넘기면 자연스럽게 동화(動畵)가 되는 수동식 애니메이션이란 말이었다. 이에 더하여 독특한 ‘명대사’나 ‘어록’ 모음이 ‘날림’ 작품의 자료로 이야기될 때 ‘진지함’으로 설명한 작가의 주장이 점차 독보적 상징이 된 이유가 된다.
 
비난에 대한 재평가
 
그에 대한 평가, 그 중에서도 비난 일색의 주장들이 정당한가를 판별하기 위해서 논쟁이 되는 몇 부분을 그에게 물어 봤다.
 
선택의 대상-상업 혹은 작가주의
창작예술에서 고급과 저급 논란이 있지만 순수회화와 이발소 그림처럼 예술의 다양성은 대전제이다. 성악가와책상 앞에 붙어 있는 작업 일정표에는 총 33권이란 숫자가 적혀 있다. 현재 스토리 및 콘티 작업만 담당하고 있지만, 하루에 한 권 분량의 콘티를 만드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며 혀를 내두른다. 립싱크 댄스가수의 노래가 모두 음악이다. 결국 작가 혹은 상업주의는 ‘구분’의 대상이지 어느 한 쪽이 상대의 존재를 무시할 아무런 근거도, 자격도 없다. 그러므로 김 작가의 상업주의는 창작 지향의 선택이지 비난의 근거가 아니다. 그럼에도 비난할 수 있는 경우는 자신을 작가주의에 포함하는 것, 또는 최소한의 창작 개념을 넘어 공산품처럼 찍어 내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 스스로 자신을 작가주의로 주장했는지,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의 작품 발표를 하는지 그에게 물었다. “한국 현실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 중 하나가 상업주의 만화이다. 공장만화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작가가 스토리를 쓰고 마스크를 그리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틀리다고 본다. 난 만화창작의 각 분야를 전문화하여 독자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은 소진되게 마련이므로 난 체제를 주장하는 것이고 그것이 공장만화가라는 지적을 받게 하는 것 같다.” 결국 다작과 상업주의란 것은 비난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화실과 공장의 경계
상업주의가 선택 대상이라도 그 안에서 화실과 공장은 구분해야 한다. 즉, 그가 추구한 화실 시스템의 개념, 그리고 만화시장 구조를 이용한 적극적 돈벌이가 목적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평범한 연재 작가에서 다작 작가로 시스템 전환을 한 당시 상황을 물었다.
그의 두 손으로 이루어낸 출판사 ‘자유구역’의 모습. 1층을 제외한 건물의 모든 층을 사용하고 있다. “난 만화가의 성공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혼자 창작하는 방식으로는 어려웠다. 우선 성공의 발판을 만들려면 기계적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화실이 필요했다. <럭키 짱> 때, 시스템 정착을 하려면 모두 열심히 해야 하는데, 대충 일하는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고료를 계산해 주고 내보냈다. 당시 내 그림의 부족함을 고민했다. 보통은 작가가 잘 그리고 문하생이 뒤처리하는데, 나는 반대로 내 스토리에 마스크를 잡아 주면 그것을 받쳐 주는 구조로 만화가들을 모았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시스템을 만들어 갔다.”
그의 시스템 지향은 신인만화가들에 대한 조언에도 이어졌다. “물론 작품이 가장 중요하지만 외적으로 월 두 권 출판 체제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어떤 만화든 그 분야를 파고 들어가 리얼하게 풀어야 독자를 끈다. 작가주의도 필요하지만 우선 적어도 2천 부 이상의 작가가 되어야 꿈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일단 책을 내면 완결을 해야 이후에 보기라도 한다. 한 작품의 성공보다 지속적으로 내면서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 한국 만화 상황에서는 살아 있어야 작품을 할 수 있다.”
참고로 그의 일정은 매일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하루에 한 권씩 마감이었다. 물론 스토리로 콘티를 구성하면 데생부터는 화실에서 담당한다. 그러니 적어도 ‘OEM’이 아닌 그의 작품과 생존 수단인 시스템을 공장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근성은 생존을 위한 선택의 외연
끊임없이 생각해 왔고, 언제나 준비하고 있었다. 조만간 새롭게 선보일 신작에 대한 패기와 흥분이 그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다.비난의 또 다른 배경은 작가에서 출판사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진출이다. 문어발 확장에 비견되는 이 행보의 처음, 즉 ‘공언 사건’부터 물어봤다. “데뷔 때 ‘만화가로 돈 많이 벌어서 벤츠 끌고 다니고 빌딩도 세울 겁니다.’라고 말했더니 신인 주제에 우스웠나보다. 그렇지만 난 가슴에 치기처럼 품고 있었다. 만화의 각 분야에서 모두 성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어느 정도 그 말이 이루어지니 더 화제가 된 것 같다.”
이러니 출발부터 꿈이 달랐다. 막연하게 좋은 작가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두고 그는 각 단계마다 철저히 준비하며 근성으로 기회를 잡아 나갔다. 그 기회와 결정을 따라가 봤다.
<보물섬> 연재 데뷔 “다른 작가의 펑크로 마감 3일 전에 단편 제의가 왔다. 그 16p 마감을 지켰는데 운 좋게도 인기 순위 9위를 하여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그 연재작 <캠퍼스 캡틴>이 또 1위가 됐다. 나는 일단 기회를 잡고 배울 생각이었으나 창작 부담이 컸다. 연재 초에 편집부장이 ‘넌 이 특이한 그림으로 대작가가 되든 망가지든 둘 중 하나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도 난 1등 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결과가 그러니까 편집부도 자르지 않았다.”
청소년용 단행본 진출 “<마계대전>이 잘 나가던 1995년, 대명종에서 함께 일하자는 연락이 왔다. 나는 신작을 기획 중이었고 그 작품으로 권당 만 부는 팔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당시 업계에서 만 부는 대박이었으니 믿지를 않았다. 그 작품이 <럭키 짱>이다.”
성인극화 진출 “청소년 만화만 발표하면서 더 깊은 밑바닥 이야기를 하고 싶어 모색한 것이 성인극화였다. <인간침몰>(1998년)을 실패한 뒤 고급으로 상향하여 <황제의 성>(2000년)을 냈다. 당시 절박한 상황에서 ‘내 스토리 고료를 빼고 화실 직원들 월급인 실비 450만 원 고료를 달라.’고 했다. 이것이 예상보다 많이 판매되어 바로 <늑대파>를 출간했다. 그런데 다시 저조했다. 이것은 다른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소재’와 ‘리얼리티’로 재도전한 것이 <용주골>이다.”
신문 연재만화 진출 “성인극화로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일간스포츠’의 장상용 기자가 취재차 왔다. 취재 도중 기획 중인 원고를 본 그가 신문에 연재하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화제를 몰고 온 <대털>이다.”
작가출판사의 설립 “각 시장에서의 경험은 또 다른 구상을 도모하게 했다. 그것이 ‘자유구역’이다. 그런데 2003년은 만화계가 급속히 망가지던 시기이다. 거래 출판사와 계약 종료하고 출판사를 설립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발행 작품의 출판권이나 유통 협조도 불리했다. 엄청난 배팅의 섭외도 있었지만 총판장과 담판을 하고 직접 출판사를 차린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지금 버틸 수 있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대본극화 진출 “성인극화 모색 도중 코믹 시장이 무너져 대본만화를 구상했다. 이를 위해 먼저 자금의 장벽을 넘어야 했다. 난 힘들어도 내가 직접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투자 출판사는 다른 스토리 작가를 계약하고 내게는 그림만 주문했다. 그렇게 나간 <까까머리>는 당연히 실패했고, 그 여파가 아직도 있다. 재도전작인 <매독진>부터 ‘19세 미만 구독불가’로 갈 것이다. 현재 대본극화는 ‘재판’ 문제도 있고 이해타산이 안 맞아서 더욱 어려워진 시장이라 강한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가 지나온 선택의 순간들에는 매 순간 ‘모색과 구상’이 포함된다. 그 선택은 ‘성공한’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의도하지 않은 여건 악화의 도전이다. <살아남기> 시리즈의 만화작가 버전이 돈만 좇는 행태로 단순 정의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나는 아직도 가야 할 목표가 있다
현재 그에게 부여된 아이콘이 섣부르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평가 범위가 일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설사 만화계가 망한다고 해도 ‘내가 우리 만화가 무너지는 마지막을 봤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의 만화계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직도 목표를 말한다. “앞으로 서점용 만화로 가야 한다. 사실 현재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면 현 서점유통이나 체제 등 시장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중략) 또한 현재 하반기 작품을 준비하면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데…(작가와의 약속으로 하략).”
글로 공개하지 못하지만 그것이 이전과 다른 작품임을 전제로 한 것임은 분명하다. 남은 목표를 감안한다면 냉정한 진검 승부의 서점용 만화와 품격을 운운하는 사회적 시선을 넘어야 하는 중앙일간지 시장, 그리고 해외 진출이다. 어느 것이든 구체화되고 새로운 성공을 이룬다면 그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 ‘후타바샤’, ‘카도가와쇼텐’의 제의가 있었지만 국내 만화부터 자리를 잡고 해외 진출할 것”이라는 말과 하반기 프로젝트, 남아 있는 목표 시장을 연결한다면, 그는 진행형이다.
 
“아스트랄(Astral)에서 컬트(Cult)로”
 
다수의 만화독자는 앞서 밝힌 것처럼 그를 ‘공장만화의 아이콘’으로 삼는다. 그런데 어떤 독자 혹은 네티즌은 비난보다 ‘아스트랄(Astral)에서 컬트(Cult)’로 변화되는 양태를 보인다. ‘Astral’이란 ‘스스로의 정신력이 허용하는 한계량 이상의 데미지를 입었을 경우 나오는 감탄사’로 변용되는 네티즌 용어이다. 네티즌들의 자기 고백(?)을 빌리자면 ‘까대다가 어느새 즐긴다’는 것이다. 동료 작가에게도 나타난 이 특이현상을 물어 봤다.
 
어느새 즐기는 독자들
온라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룹은 ‘반쯤 안티’로 자신들을 규정하며 작가와 작품을 즐기는 유형이다. 몇 사례 중에 대사에서 파생된 놀이를 묻자 김 작가는 “<럭키 짱>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사에 신경을 썼던 작품인데, 오히려 그것이 많은 독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정도의 반향을 일으킬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명대사 모음’으로 나타난다. 몇 가지만 모아 봤다.(자료 전문은 인터넷 키워드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네놈의 공격패턴!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 뼈를 주고 살을 친다/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대략 정 신이 멍해진다/ 내가 이겼어. 막고 쳤거든/ 미안하다. 똥 싸느라 늦었다/ 훗, 아직은 여물지 않은 풋사과/ 닥치고 근성!/ 앗싸! 좋구나!/ 힘에 머리까지 겸비한 녀석/ 테리우스? 캔디 기둥서방 말이냐?/ 미칠듯한 스피드/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전국구 칼잡이에게 복대는 기본이지!
 
 
문제는 대사 자체도 심상치 않지만 만화로 보면, 가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라 웃게 된다. 격렬한 싸움에 오가는 대화가 ‘깊은 산 속 옹달샘’ 동요라니. 이에 대해 팬 한경호 씨는 <럭키 짱>의 ‘화용론적 분석’, 즉 언어학자인 폴 그라이스(Paul Grice)의 “대화의 원리(Maxim of Conversation)” 4항목을 적용하여 명대사를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관계의 격률(Maxim of Relation) 위배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대사 처리
  양의 격률(Maxim of Quantity) 위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장황스러운 대사 처리
  질의 격률(Maxim of Quality) 위배  거짓말도 진지하게 하는 대사 처리
  태도의 격률(Maxim of Manner) 위배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효과음과 대사 처리
 
 
한 씨는 분석 자료로 <럭키 짱>의 실제 컷을 보이며 만화의 인기 요인을 “대화의 원리를 파괴함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어처구니없음”에 있다고 적었다. 이러한 독특한 대사는 ‘용어 사전’까지 등장시켰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
 
 
  풋사과  아직 여물지 못한 상태. 미숙함.(=소인배)
  접두사 ‘대’  크게 ~한다는 뜻
  반쯤 안티  대부분의 카페회원의 경향으로 카페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사례
  방아붕  삼절곤이 휘둘러질 때 나는 소리
  전화번호부  복대를 대용할 수 있는 물체
  뭐긴 뭐야  당황하는 상대방에게 설명할 때 쓰는 말
    시간의 지연되는 요인을 얼버무리는 말
  병원  병원에 가면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다. 대략 100주까지 치료한다.
  E.N.D  어떤 사람이나 일이 끝장나는 상황을 말함. 또는 끝장낼 때 쓰는 기합
  BER! BER!  혀 잘린 사람이 쓰는 언어. 버버를 사용하면 눈으로 대화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중에는 만화를 실제로 보지 않은 이도 있고, 놀이 저변에 희화화의 분위기가 깔려 있어 인터넷 엽기문화의 한 형태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터넷 반정서 표출이 악의적임을 비교한다면 이 특이 사례는 만화의 ‘재미’가 없었다면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만화작가도 희화화
독자는 물론 동료 만화가도 이러한 특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작가집단 魂(혼)’ 소속의 ‘ANTI&노동현’은 <영챔프>에 ‘학교 가지마’를 연재하면서 <럭키 짱>의 패러디 단편 ‘스페셜 특집-럭키 따’를 발표했다. 작가 후기도 <럭키 짱> 후기의 단어 일부만 고쳐서 썼다. “럭키 따 완결에 즈음하여. (중략) 처음에 100page로 기획하여 현실적인 학원가의 문제를(중략) 그러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작기간 내내 압력을…(하략).” 한편 <건 비트>의 전진석 작가는 그의 블로그(gunbeat.do)에서 ‘정신이 대략 멍해진다’는 명대사가 ‘사이버 펑크적 사고의 산물이 아닐까?’라며 의문을 던지고 나름대로의 근거를 제시한다. 익스플로러에서 빈 화면일 때 나타나는 “about : blank”는 직역하면 “대략 : 멍한”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화가까지 포함된 희화화된 패러디나 놀이는 ‘오이 세 개’로 연명했다는 ‘록커’의 말에 폭주한 반정서 표출과는 다르다. 김 작가는 “작품 성향이나 코드가 독자에게 반영되고 그것이 맞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난 독자에게 점잖 빼지 않고 작품도 공격적, 진취적으로 발표했다. 내 주관이겠지만 작품을 재미없다고 말하기보다는 말도 막하고 뭐라도 하려고 하고, 내가 셔츠나 달력도 찍고 하는 부분이 전달된 것 같다. 내 만화를 사랑해 주고 이슈가 된다는 것은 시장에서 읽혀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87권의 <럭키 짱> 출판도 독자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만화가 그저 재미없는 공장 상품이었다면 다작은 물론 관심의 집중, 특이한 반정서 행태도 없었을 것이다. 그 재미와 독자의 존재는 이미 지난 몇 분야의 진출 결과로 부정할 수 없게 됐다. 덧붙여 비소장용 작품이란 것이 재미없다는 증거는 아니다.
 
산 자여 말하라
 
본문에는 ‘벤츠’ 사건이나 ‘미궁연쇄살인사건’ 연재 비화, ‘해외 제작 거부’ 등 그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변아직도 그에게는 힘이 넘친다. 지금이라도 어디든지 달려 나갈 수 있을 듯하다. 아마 그곳은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이 있는 곳이리라.화시키는 에피소드들을 따로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창작 방식을 만화가 지망생이나 만화학과 학생 입장에서 하나의 현실적, 가능성 높은 한국만화가의 생존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조금씩 듣게 된다. 물론 소수 의견이고 개인 홈과 사적 자리를 통해 조심스럽게 드러나는 견해이다. 그러나 그만큼 한국만화가로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체감도가 높아졌다는 증거이다. 사실 필자의 최대 관심사는 ‘만약 김 작가의 시스템마저 실패한다면 그 대안이 있느냐’였다. 그것을 물었다.
김 작가는 “지금도 시장은 준비해서 나가면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는 의지마저 꺾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조금 세부적 방향이라면 만화가 살기 위해서는 만화스토리 작가의 중요성이 가장 크다. 그림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달리 스토리는 금방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정리했다. “여기에서 끝을 볼 것이다. 만화계가 죽는다고 다 떠나면 누가 남는가? 설사 만화계가 망하는 일이 생긴다면 ‘내가 우리 만화가 무너지는 마지막을 봤다.’고 말하고 싶다. 끝내도 그렇게 끝낼 것이다.”
지금 살아 있으며, 모색하고 있으며, 닥쳐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며, 지금도 만화가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김성모란 아이콘은 어쩌면 ‘의지’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만화를 10년 후에도 보고 싶어 하는 필자로서 권고하건데 ‘산 자여 말하라. 만화작가라면 만화가로 살아서 말하고 만화 독자라면 우리 만화작가가 평생 10권의 작품을 발표하고도 살 수 있게 된 뒤에 말하라. 포기하고 떠나면서 상업 작가를 비난하지 말라. 공장 작가든 학습만화 컬러를 담당하든 게임 캐릭터를 그리든 일단 살아서 원하는 만화를, 그대들이 만화를 처음 시작할 때 미치도록 꾸었던 꿈을 그려 달라.’
2005-12-21 1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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