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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요매변성야화>
인 더 만화 수프 | 만화, 타 문화와 만나다 

글 | 박소현

 
공포 영화라면 질색하며 비명을 질러대는 사람이라도 할머니가 들려주는 귀신이야기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한다. 얼굴 없는 달걀귀신이 뒤로 걸어가다 자빠진 이야기랄지, 마당 뒤 켠 변소간에 산다는 냄새나는 똥귀신이랄지…. 뭐, 주변 곳곳에 귀신이 숨어있다고는 하는데, 딱히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영악하지 못하다. 어떻게 잘만 피하면 그런 귀신쯤이야 이 몸이 해결할 수도 있겠어, 랄까. 도끼 들고 피 철철 흘리며 잔인하게 휘둘러대는 제이슨(13일의 금요일)이나 긴 머리 풀어헤치고 죽을 때까지 쫓아다니며 악을 쓰는 사다코(링) 같은 애들과 달리 착한 마음씨를 가진 녀석들이라는 말씀.
 
이런 말 하면 좀 우습겠지만 귀신에도 격이 있다.
 
선량하면서도 어리숙한 게 딱이야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이다. 귀신도 저마다 타고난 성격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그에 따라 여러 유형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천녀유혼>에 나오는 섭소천(왕조현)은 남자를 유혹해 나무귀신에게 정기를 갖다 바치는데, 남자를 죽이면서도 ‘흑흑흑’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하니 나름대로 선량한 귀신이라 하겠다. 소천이야 여자주인공이니 착한 게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소천을 괴롭히는 나무귀신도 긴 혀를 날름거리는 모양이 솔직히 무섭다기보다 귀엽다. 말 안 듣는 소천에게 벌을 내리면서도 예뻐하는 모양새를 봐도 소천을 부려먹기만 하는 못된 악당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천이 강제로 결혼하게 되는 흑산대왕도 최고의 악당으로 분하고자 최선을 다한 흔적은 역력하나, 역시 긴장감보다는 정감이 느껴진다고 하면 억지일까?
 
아무튼 <천녀유혼>에 나오는 귀신들은 그 안에서도 악당과 선의의 피해자가 나뉘지만 악당이라 해도 정나미 뚝뚝 떨어지는 순도 100% 악당은 없다. 나무귀신은 나무귀신대로 먹고 살라니 인간의 정기가 필요했던 거니까. 게다가 이토 준지 공포만화에 나오는 이들처럼 찝찝한 뒷맛을 남기지 않는다.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귀신, 지독한 원한에 사로잡혀 보는 이를 움찔움찔하게 만드는 악령 같은 것은 없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
 
만화에서 이처럼 선량하니 정감 가는 귀신이 등장하는 만화로는 <요매변성야화>가 있다. 배경은 중국, 시골 촌구석에서 열심히 학문에 정진하여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수도로 향하던 이성담이 온갖 귀신들에 휘둘리는 기막힌 체험담을 그리고 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성담의 운명, 여간 기구한 게 아니다. 세상에 귀신은 없다, 공자님 말씀이 최고다 믿어왔던 촌놈이 수도로 향하는 길에서만 자그만치 세 명의 귀신(과 선녀 그리고 여우)에게 농락당한다. 첫 번째 귀신은 너무 예뻐서 홀딱 넘어갔다 치고, 두 번째는 이번에는 다신 안속아 이 요괴, 당장 사라져라 외치고 보니 진짜 선녀였고, 세 번째- 이건 좀 슬프기까지 한데 그래, 아무리 예쁜들 귀신들에게 당하느니 차라리 인간 남자가 낫지, 미소년과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여우더라는 말씀. 본의 아니게 첫 순정은 물론 다음 순정까지 몽땅 요망한 것들에게 주고 만 셈이다.
 
과거 급제 후 배속 받은 곳이 귀신 잡는 비밀부대. 평생 공자, 맹자, 논어만 열심히 봤는데 과거시험에서 이성담이 쓴 글을 살피며 감탄하던 용장군 한다는 말이 “신속히 그 지식은 삭제하고 이 신선 식별법 입문서를 터득해”라니 이 무슨 날벼락? 직속상관인 용장군이 워낙 성격이 까칠하여 말 안 들으면 머리 아니면 ‘거기’가 잘려버린다 하니 못하겠단 소리는 안 나오고, 귀신이 있나보다 하려니 하늘같은 공자님이 영 걸린다. 임무라고 해봤자 귀신을 쫓아다니며 사건을 기록하는 서기관이라 행동은 영 굼뜨다. 용감무쌍하게 요괴를 무찌르는 건 죄다 용장군 몫이고 본인은 머리나 땅에 처박고 달달달 떠는 역할이라 폼도 안 난다.
 
서툴고 착하게 살아도 괜찮아
 
어리숙한 걸로 치면 <천녀유혼>의 영채신도 만만치 않다. 기껏 들고 온 수금 장부는 비에 지워져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귀신이 산다는 절간에 들어가 하룻밤 자겠다는 생각부터가 영 틀려먹었다. 창백한 얼굴로 산속을 나폴 나폴 날아다니는 소천을 보고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할망정 덜컥 사랑에 빠져 버린다. 뭐 그런 순수함이 소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겠지만 영채신 이 친구, 요즘 같은 세상에 태어났다면 거리에 나앉기 십상 아닌가.
 
하지만 바로 이런 어리숙함에 끌리는 거라고 인정해야 하겠다. 잔꾀에 속아 넘어가는 도깨비에게는 순박하고 계산할 줄 모르는 순수가 남아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속에는 귀신이건 사람이건 할 것 없이 느슨하니 착한 이들이 잔뜩 등장한다. 악인이라고 그저 악하지만도 않고 선인이라고 대단하게 훌륭한 것만도 아니다. 이성담은 절벽에 매달려 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미녀 30명이라는 말에 혹해 짐짓 심각한 어조로 “구하러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묻는다. 잠든 용장군을 보며 가슴 설레다 내가 미쳤나, 패닉상태에 빠지는 부분에서는 피식피식 웃음도 나온다.
 
귀신도 어리숙하긴 매한가지. 미녀를 좋아하던 자라요괴는 부적 한 장에 엎어져 버둥거린다. 아리따운 미녀들은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모여 앉아 공자가 으뜸이니 노자가 최고니 논하며 잘난 척을 하다 용장군 등장 후 몇 컷 안지나 본래 모습인 멧돼지로 돌아온다. 요즘 영화에 나오는 귀신처럼 잔인하게 인간을 괴롭히지도 않고, 이유 없이 죽이지도 않는다. 귀신이라고 해도 멋을 알고 풍류를 즐기며 인간과 어우러진다. 머리 좀 잘 썼더라면 역사에 길이 남을 악귀도 되었겠지만 이 친구들, 그렇게까지 악하지는 않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을 때처럼 마음이 푸근하니 안심이 된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성담은 중얼거린다. “으으… 궁궐이 장난이 아냐. 나 같은 촌뜨기의 상상을 초월해.”
이보게 이성담, 계속 그렇게 촌뜨기로 있어 주게. 요즘 같은 세상에는 자네가 빛나보인다네.
 
* <요매변성야화>, 오카노 레이코 글/그림, 서울문화사, 2005~, 2권 발행중
* <천녀유혼>, 정소동 감독, 장국영/왕조현 주연, 1987
 

인터넷 서점 리브로 코믹몰 담당 yean1005@libro.co.kr

2006-01-04 10: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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