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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인터뷰 - ‘날으는 바늘’의 대표 하은경님
본명 하은경, 하지만 닉네임 ‘체샤’로 통하는 이 사람. 코스프레계 마당발. 나날이 성장해 가는 기업 ‘날으는 바늘’의 대표. 오늘 그녀를 만나 ‘체샤의 코스프레’를 들어본다.

“코스프레에서 미래를 보았다”

Q 2000년 10월부터 코스프레를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6년입니다.(^^) 초창기에 대한 얘기부터 이야기를 꺼내면 어떨까요.
A 그 때,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 역시 몰랐습니다. 코스프레를 하고 싶긴 한데, 방법을 몰랐던 것이죠. 당시에도 이미 코스프레는 중․고등학생의 문화였습니다. 스무 살(앗, 체샤님의 나이가 자연스레 밝혀지는군요.^^)의 나이에 시작하려는 저도 이미 늦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저 순수한 취미로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Q 사업적인 구상은 어떻게 진행된 것인가요.
A 사실 코스프레 의상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던 것은 제 친구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친구를 옆에서 도와주던 때가 2001년도였죠. 영업적인 부분을 제가 도와주고 있었는데, 반년 가까이 진행하던 친구가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 둬버렸습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들어온 주문은 있고, 제작하던 친구는 사라져버렸고…. 당장 다음 주에 의상을 마감해줘야 하는데…. 그 때 ‘그만둘까’ 아니면 ‘내가 해볼까’하는 마음 가운데서 결정을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Q 처음엔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A 당연합니다.(^^) 누가 옷을 대여해서, 특히 코스프레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현실이다 보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건대, 여기엔 ‘미래’가 보였어요. 그래서, 2002년 10월에 현재 이곳(서울 혜화동)에 ‘날으는 바늘’의 문을 열었고, 사업자등록도 하고….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그 사이에 고비도 많았을 테데요.
A 고비는 지금도 고비입니다.(^^) 원래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분야이고,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개척을 해가며 성장해나가야 하는 현실입니다.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필요하게 만들어야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죠. 긍정적인 것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 가며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Q 현재 시장 자체의 상황은 어떻게 보시나요?
A 제가 인터뷰를 하러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날으는 바늘'은 코스프레 마니아를 대상으로 장사하는 곳이 아닙니다. 마니아들은 옷을 사거나 자기가 직접 만들죠. 게다가 한국이라는 상황이 시장 자체가 워낙에 협소하기 때문에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100중에 열 명을 대상으로 장사를 할 수 있겠지만, 열 명 중에 한 명 대상으로 일을 할 수는 없죠.
저희가 생각하는 계층은 ‘라이트 유저’입니다. 만화를 좋아하고,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코스프레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싶은 거죠. 그래서 ‘대여’라는 컨셉은 ‘누구나 한번쯤’이라는 것입니다. 굳이 코스프레가 뭔지 모르면 어떻습니까? 캐릭터가 뭔지 모르면 어떻습니까? 그냥 예쁘니까 입어보는 거, 일종의 코스프레가 문화라면 그렇게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웨딩촬영에서도 입을 수 있고, 학교축제도, 생일파티에서도 입을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나도 할 수 있고, 모두가 할 수 있는 코스프레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Q 어떻게 보면 코스프레 자체가 마니아적인 문화일 텐데, 그 안에서 오히려 대중적인 영역을 찾아나간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A 마니아는 마니아대로 있어야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가령, 2002년도에는 회사 단위에서 빌려가는 사례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헌데, 2003년 한두번 대여하더니, 2005년도 연말 시점에서는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이분들이 코스프레가 뭔지를 알고서 접근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자신들의 행사를 ‘뭔가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보고 싶은데’하고 찾다보니 이러한 의상을 빌려주는 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

코스프레 as culture in 체샤

체사가 생각하는 문화로서 코스프레

Q 체샤님 스스로 생각하는 코스프레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요.
A 옷을 입고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할 때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학생회 선거를 할 때 특별하기 위해 코스프레 의상을 착용한다면 그게 바로 코스프레가 되는 것이죠. 볼링을 칠 때 ‘평소에 하던 것과는 다르게 특별한 것을 해보자.’라고 하여 코스프레 옷을 착용한다면 그게 코스프레가 되는 것이라 봅니다. 이렇게 대중적일 수 있는 반면 개인적으로 코스프레는 대단한 예술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하고 연출하고, 옷을 입고 플레이 하는 과정을 통해 퍼퍼먼스 아트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원작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패러디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합니다. 혼자서 배우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그리고 연출과 때로 의상제작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니까요.


Q ‘코스프레는 일본문화’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어떠신가요.
A 동의합니다. 코스프레는 일본에서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문화를 창조적으로 재생산한 것이 한국 코스프레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코스프레 자체를 ‘준풍속산업’으로 여긴다고 할 수 있죠. 따라서 ‘벗는 것, 야한 것’과 같은 이미지가 강합니다. 코스프레 문화 안에 담겨진 다른 가능성은 찾지 못한 채 오로지 성적인 측면으로만 연결합니다. 반면, 우리가 만들어가는 코스프레 문화는 보다 대중적이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왜색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전체 문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물론 대중화되어가면서 이 문화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인드와 주위의 인식은 여전히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겠구요.

Q 사진사와 코스프레의 관계는 어떨까요.
A 사실 경계는 없습니다. 모두가 참여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사가 없다면 코스플레이어의 행위가 소용이 없게 되겠죠. 그것은 모든 장르가 그렇죠. 영화도, 연극도 관객이 없으면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다른 장르와 달리 코스프레 내에서는 관객과 플레이어와 관계가 지극히 밀접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사진사가 코스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고, 일반관객도 사진사가 되어 촬영할 수 있으며, 코스플레이어가 또 다른 코스플레이어의 사진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코스프레를 보다가 코스플레이어가 되는 것. 이처럼 피드백이 열려있으며 이처럼 민주적이며 이처럼 창의적인 장르가 있겠습니까.

Q 앞서 ‘준풍속산업’에 대한 얘기도 있었지만, 일본의 상황과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일본은 행사가 크고, 돈을 써가며 진행되면서 시장자체가 안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플레이어 자체가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무대행사가 부재하는 등 다채로운 면이 부족합니다. 반면, 우리의 경우 기본적인 시스템은 확실히 부족하지만 코스프레를 ‘문화’로 이끌어가는 힘은 더 강하다고 봅니다. 플레어들도 대부분 개인이 아닌 단체 중심으로 준비하면서 ‘공동’의 문화로 끌어가고, 다양한 공연 등이 곁들어지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끌어냅니다.


Q 문제는 역시나 인프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A 맞습니다. 일본에서는 아무리 코스프레가 풍속산업으로 치부된다고 하여도 혹은 다양하지 못하다고 해도 어찌됐던 원작을 자기네 것으로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없습니다. 우리만의 것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이점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야 그것을 패러디할 수 있는데, 우리는 게임분야만이 우리 걸로 할 수 있는 형편입니다. 현재 만화원작은 <궁>밖에 없습니다. 답답합니다.

날자, 날자구나! ‘날으는 바늘’

Q 현재 ‘날으는 바늘’의 인원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A 정직원 4명에 아르바이트 1명 그리고 저, 이렇게 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바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인원을 늘립니다. 직원 가운데는 디자이너가 3명이여서 이들이 제작을 전담하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매니저가 1명 있습니다.

Q 의상제작이 일반 의상과 어떻게 다른가요.
A 코스튬플레이 옷은 절대로 일반 옷 제작하시는 분들이 만들지 못합니다. 의상학과 나왔다고 만들 수 있 것도 아니죠. 이것 역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어서 일반적인 옷과 만드는 방식이 틀립니다. 가령, 캐릭터의 모습이 컬러로 일러스트 되어있다고 할지라도 옷을 직접 제작해보면 동일한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날으는 바늘’에서 제작한 신데렐라 의상을 그림과 비교해보면 전혀 똑같지 않습니다. 헌데 희한하게도 플레이어가 입고 나가는 순간 ‘아! 신데렐라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결국 현실에 존재하는 허상을 실제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코스프레라고 생각합니다.


Q 의상제작에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코스프레 의상의 경우 기본적으로 대량생산이 쉽지가 않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에다 한 벌, 한 벌 컬리티도 맞추어야 하는 것이 쉽지가 않죠.

Q 찾아오는 고객은 대체로 어떻습니까?
A 2002년 초창기에는 중고생이 고객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들이 많이 찾아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10월에는 거의 중고생, 5월에는 유치원선생님, 학부형 혹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오기도 하고, 3,4월에는 대학생들이 신입생환영회, 혹은 OT때 입으려고 많이 찾게 되죠. 연말경에는 망년회 등으로 인해 회사원들이 많고요.

Q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지금 가지고 있는 의상의 종류가 400벌 정도 되고, 치수별로 다 합치면 약 1천벌 정도 됩니다. 가장 바쁜 5월과 10월에는 이 의상들이 모두 대여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주문이 들어와도 ‘죄송합니다!’라는 대답을 보내게 됩니다. 2004년까지는 서울지역만 대여가 가능하다가 2005년 3월부터 전국으로 그 범위를 넓혀 운영 중입니다. 전국 어디나 택배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지 지방으로 보낼 경우는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겠죠.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얘기를 부탁드립니다.
A 의상대여로 지점을 내는 방식을 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역을 확장시킨다면 오히려 ‘공간’을 확보하고 싶죠. 일테면 코스프레 카페라고 해야 하나. 실제로 이 부분은 올해 안에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서 코스프레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입니다. 위치는 대학로가 될 것이며, 가을정도면 구체화될 것 같습니다.
 
Q 카페 오픈 때 다시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장시간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며, 더욱 성장하는 ‘날으는 바늘’, 날개 돋힌 체샤님의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A 감사합니다.

김성훈 기자 ksh@Comic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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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5 0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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